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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친환경 건축 자재로 경북 스타를 넘어 세계 스타기업 될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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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최고관리자 | 조회823회 작성일 2022-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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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환경 건축 자재로 경북 스타를 넘어 세계 스타기업 될래요!”

입력
2019.08.03 10:00



㈜미래인더스트리, 건축자재 도매상에서 시작해 매출 50억 강소기업으로 성장

손명숙 ㈜미래인더스트리 대표. 자사의 특허제품 옆에서 포즈를 취했다. 미래인더스트리 제공
김천에 새로 마련한 공장 전경. 미래인더스트리 제공
㈜미래인더스트리 직원들. 미래인더스트리 제공

“건축 자재 판매에서 출발해 70여건 이상의 특허와 공인기관 인증을 보유한 강소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

㈜미래인더스트리(대표 손명숙)는 1990년대 초반에 문을 연 건축자재 도매상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도매상을 하면서 그저 물건을 파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적극 수렴하는 한편 틈나는 대로 현장조사를 했다. 자연스럽게 제품을 개선하는 쪽으로 관심이 쏠렸다. 아이디어는 손 대표의 남편인 김하용(54)회장이 주로 냈다.

첫 번째 특허를 받은 제품은 기름보일러 탱크에 물을 자동으로 공급하도록 고안한 보일러자동보충수탱크였다. 상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다가 경영난에 내몰리기도 했다. 손 대표는 “특허만 내면 돈이 되는 줄만 알았는데 장밋빛 환상이란 걸 깨달았다”면서 “특허부터 설계까지 잘못된 것을 뒤늦게 깨닫고 제품을 포기했다”고 고백했다.

두 번째 특허는 상하수도 배관 공사에 들어가는 높이조절 슬리브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슬리브 제품이 없어서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일일이 파이프를 잘라서 수제 슬리브를 만들어 썼다. 규격화한 데다 높이조절까지 할 수 있게 만든 미래인더스트리의 슬리브는 획기적인 제품이었다. 영업사원도 없었지만 시공업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히트상품이 됐다.

슬리브가 성공한 후 특허제품도 더 많아지고 지사와 대리점 숫자도 늘어났다. 그 덕에 2009년엔 사업을 확장해 법인으로 전환할 수 있었고, 현재 직원 28명에 연구개발부서를 운영하고 있는 알짜기업으로 우뚝 섰다.

‘에디슨’ 김 회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와 함께 살림꾼 손 대표의 헌신적인 노력도 회사를 일으킨 원동력이었다. 손 대표는 연매출 25억이 될 때까지 사무실 경영업무를 혼자 처리했다. 월말이면 새벽 1~2시까지 사무실에 불을 켜고 일했다.

장거리 배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배달기사가 2명이 있었지만 “오늘 당장 제품이 필요하다. 지금 안 오면 다른 제품을 쓸 수밖에 없다”는 전화가 걸려오면 장부를 덮고 운전대를 잡았다.

“내비게이션도 없던 시절에 전화로 위치를 물어물어 거래처에 도착하면 다들 깜짝 놀랐어요. 운전사 대동하고 여자분이 옆에서 통화하면서 오는 줄 알았다면서요. 짐칸에 가득 실린 건자재를 보고는 다시 한번 놀랐죠, 하하!”

그렇게 전국 거래처를 한번 이상씩 다녔다. 또한 아무리 급한 주문이 들어와도 주변에 있는 거래처에 일일이 전화해서 필요한 제품이 없는지 물었다. 트럭을 한번 움직일 때는 짐칸을 가득 채운 후 시동을 걸도록 했다. 김 회장의 아이디어와 손 대표의 헌신 덕에 IMF나 2008년 금융위기에도 흔들리지 않고 성공가도를 달렸다.

그 사이 잊지 못할 에피소드가 있었다. 이른바 ‘개명 해프닝’이었다. 손 대표는 사춘기부터 이름이 촌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터라 개명이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였다. 개명 계획을 다 잡아놓고 작명가에게 어떤 이름이 좋겠냐고 물었더니 “지금 이름이 좋다. 승승가도를 달리게 해줄 이름”이라면서 개명을 말렸다. 작명가의 설득에 결국 마음을 돌렸다. 손 대표는 “그때는 몰랐는데, 시간을 두고 곰곰이 생각해보니 명숙이란 이름에 내 운명이 예견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 했다.

“부부의 이름에 물(水)과 관련된 단어가 하나씩 있어요. 저는 맑을 숙(淑)자를 쓰고 남편은 이름엔 물 하(河)자가 들어 있거든요. 그런데, 우리 회사 제품이 대부분 상하수도 관련 건축자재입니다. 이름이 운명을 예견하고 있던 셈이죠.”

개명의 유혹을 이긴 덕인지, 올해는 경사가 터졌다. 3년 전에 착공한 김천 산업단지 내 공장이 올해 완공됐다. 3만3,000여 제곱미터 부지에 건물을 올렸다. 성주에 있는 공장보다 3배 이상 크다.

손명숙 대표와 김하용 회장이 다정하게 포즈를 취했다. 미래인더스트리 제공

공장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입구에 선 분수대다. 김 회장의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시설물로, 분수대와 쿨링타워 역할을 겸한다. 사출공장에는 쿨링타워가 필수다. 분수로 뿜어진 물은 다시 사출기계로 들어가서 제품을 식힌다. 독특한 아이디어로 김천 산업단지에서 벌써 명물로 소문이 났다.

신규 공장 건설과 함께 해외시장 노크도 시작했다. 내수시장의 한계를 수출로 돌파한다는 전략이었다. 7월 초에 유수분리조를 가득 채운 컨테이너 하나를 우크라이나로 보냈다. 유수분리조는 오폐수에서 물과 기름을 분리해 관이 막히는 것을 방지해주는 제품으로 미래인더스트리의 대표작품이다.

“유수분리조만 놓고 이야기하자면 국내 시장은 좁아요.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선 이미 법제화가 되어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지자체 권장 사항이거든요.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식당에선 유수분리조를 사용하지 않으면 결국 하수관을 뚫는 작업에 목돈을 써야 하지만 법적으로 규제를 받지는 않는 까닭에 설계에 적용하는 식당이 거의 없어요.”

미래인더스트리은 7월8일에 경상북도에서 지정한 ‘경북 스타기업’ 16개 회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경북스타기업은 매출 50억 이상, 사회적 공헌도가 뛰어난 기업에 수여하는 ‘훈장’이다. 손 대표는 “경북을 넘어 세계에서도 스타로 통하는 기업으로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광원기자 jang7501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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